리치 아저씨.
K-YOU zone(알러지 프리)에서 요리사로 일하고 있으신 아저씨다.
내 첫 출근 날부터 농담을 던져주고 유쾌하게 대해주신 덕분에 좀 빨리 이 근무 환경에 적응했던 것 같다.
신나는 컨트리 노래가 나오면 순간 락커가 되어 클라이맥스를 부른다.
매번 웃고 유머러스한 사람인 줄만 알았다.
그러다 저번 근무를 같이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길 나눴다. 내가 만 스물셋이라니까, 본인은 이곳에서 스물넷부터 일했다고 한다. 그 해가 바로 1999년. 설거지부터 일을 시작해서 24년간 이 식당에서 계속해서 자릴 지키고 있었다. 본인은 이곳에서 일하면서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좋다고, 그게 이 식당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했다.
교환학생이라고 나를 더 소개하니, 가족에게 자주 연락드리라고도 했다. 본인도 꿋꿋이 몇십 년을 근무하며 당신 가족을 일구어냈겠지.
호탕한 아저씨인 줄만 알았는데, 그 호탕함은 결국 이십 수년의 꾸준함, 진중함, 소박함까지 담겨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