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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NCAA

[현장 일기] Ep.7 KU Men's Basketball 경기 후기 (vs. Missouri)

by 한찬우 2023. 12. 11.

Ep.7: University of Missouri, Tigers

일시: 12/09/2023. 오후 4시 15분
홈: 캔자스 제이호크스
어웨이: 미주리 타이거스
경기장: 앨런 필드 하우스
스코어: 73 - 64 캔자스 승 (전반: 41-29 / 후반: 32-35)

홈 팀*
스타팅: Dajuan Harris Jr.(G), Elmarko Jackson(G), Kevin McCullar Jr.(F), KJ Adams Jr.(F), Hunter Dickinson(C)
주요 벤치: Parker Braun(F), Johnny Furphy(G), Jamari McDowell(G), Nicolas Timberlake(G)
*한글명: 다완 해리스 주니어(G), 엘마르코 잭슨(G), 케빈 맥컬러 주니어(F), KJ 아담스 주니어(F), 헌터 디킨슨(C) / 파커 브라운(F), 조니 퍼피(F), 자마리 맥도웰(G), 니콜라스 팀버레이크(G)
 
어웨이 팀
스타팅: A. Shaw(F), N. Carter(F), T. Bates(G), S. East II(G), N. Honor(G)
주요 벤치: T. Prince(F), C. Vannover(C)

우리 대학은 다음 주가 Final week(기말고사 기간)인지라 주말 경기가 부담도 될법한데, 그럼에도 많은 학생이 경기를 찾았다. 평소보다 더 많은 학생 팬이 온 것 같았다. 오늘 경기는 캔자스 vs 미주리 <Border Showdown> 매치다. 타지 생활 4개월 차인 나는 매일 조금씩 캔자스 일대에 대해 알아가고 있지만 이곳의 역사, 문화적 배경을까지 이해하기엔 시간이 더 필요하다. 오늘 경기도 이 정도 급의 라이벌리인줄 몰랐다.

지난 12월 5일에 열린 유콘과의 경기는 당시 랭킹 4-5위 간의 팀이 붙는 상당한 빅게임이었다. 하지만 오늘 경기는 양 팀 농구팀의 랭킹을 떠나 지역과 지역이 맞붙는, 양 주(state)의 자존심이 걸린 라이벌 매치였다. 날씨는 더욱 추워졌지만, 경기장 안팎의 열기는 유콘 때보다 훨씬 뜨거웠다. 
 
경기 두 시간 전에 넉넉히 도착했지만 이미 줄은 문전성시. 경기장 꼭대기에서 몇 줄 아래 좌석 한 칸을 배정받아 겨우 경기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좋은 자리는커녕 경기장에 입장할 수 있음에 감사해야 할 정도로 인파가 몰렸다. 지난 홈경기들에 비해 유난히 원정 팬들(미주리 타이거스)도 많이 보였다. 'Mizzou'라는 애칭이 박힌 후드티, 모자, 유니폼 등 다양한 옷과 굿즈를 치장하고 경기장을 찾았다. 마이클 포터 주니어의 유니폼도 보였다. (그는 미주리 대학에서 1시즌만 뛰고 NBA에 진출했고 그마저도 허리부상으로 3경기 출장에 그쳤다.)
 

[코트 안]

 

전반: 41-29
 
4-7, 6-15... 
토요일 오후의 경기장을 가득 메운 홈구장의 괴성담긴 응원에도 불구하고 미주리는 초반 분위기를 잘 풀어나갔다. 사소한 실수 혹은 헌신적인 허슬이 나올 때마다 미주리 스타팅 멤버 다섯은 매번 어깨동무하고 파이팅을 외쳤다. 그에 반해 캔자스는 초반 공격 메이드에 번번이 실패했다. 3점은커녕 레이업과 골밑슛도 여러 번 림을 빗나갔다. 그간 홈 경기에서 전반 분위기가 참 좋았지만 오늘 경기는 그러지 못했다. 캔자스의 감독(빌 셀프)은 타임아웃을 통해 밀려가던 분위기를 끊고, 홈팬의 기운을 등에 업고 다시 경기를 풀어가고자 했다.
 
30-29... 41-29.
역시 팀 내 분위기 메이커는 KJ 아담스였다. 매번 허슬과 덩크슛 등으로 분위기를 주도하는 선수답게 오늘도 포효했다. 그가 터프샷을 성공시키자 홈팬들은 더욱 뜨겁게 소리쳤고, 전반 12분께 17-20까지 따라붙는 데 성공했다. 차츰 캔자스는 공격이 들어맞기 시작했고 전반 16분에는 엘마르코 잭슨이 3점슛 성공과 동시에 파울을 얻어내는 4점 플레이까지 만들어냈다. 프레시맨 가드가 만들어낸 플레이는 30-29로 팀을 역전시켰다. 분위기를 계속 탄 캔자스는 14-0런을 만들어내며 41-20로 전반을 마무리했다. 
 
전반 초반에 비해 전반 중후반에 선수들은 몸이 완전히 풀린 것처럼 보였다. 백업 빅맨 파커 브라운은 코트에 출전해 빅 블락을 보여줬고, '상수' 케빈 맥컬러 주니어도 전반에만 14득점을 올렸다. 또다른 '상수' 헌터 디킨슨은 오늘 경기에서만큼은 활약의 방향이 조금 달랐다. 상대의 높은 골밑 수비를 무리하게 파고들기보다는 공격에선 스크리너로 활약하며 중요한 공격 리바운드도 가져왔다. 수비에선 더욱 리바운드에 집중하며 팀의 골 밑 사수에 성공했다. 상대 빅맨 중 7피트 5인치(약 225cm) 선수가 한 명 있었는데, 그런 선수를 상대하기 알맞은 전략이었다.

하프타임 때 토마스 로빈슨(등번호 0번)의 저지 RETIRE 행사도 진행됐다.
 
후반: 32-35
 
KJ아담스의 활약은 후반에도 계속됐다. 캔자스의 공을 미주리 가드가 스틸로 빼앗고 손쉬운 2점 득점을 거의 완성한 순간, 뒤편에서 KJ가 따라오고 있었다. 공이 백보드를 닿기전에 KJ는 시원한 체이스다운 블락을 했고 카메라 앞에서 포효했다. 르브론의 체이스다운 블락을 연상케하는 빅 플레이였다. 이 라이벌리 매치에서 분위기만큼은 우리가 압도하고 있구나,를 직감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승리를 예단하기엔 후반전 시간이 아직 꽤 남아있었다. 후반 17분 경, 64-54로 10점 차 승부가 이어졌다. 삼 점 한두 방이면 스코어가 좁혀지는 상황이었지만,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선수들은 자유투를 놓치지 않고 성공시키며 스코어 차를 계속 유지했다.
 
헌터 디킨슨의 전략은 후반도 내내 같았다. 공격에서의 볼 소유를 줄이고 공수 양면에서 리바운드에 더욱 신경 쓰는 방향으로 나아갔고 결국 이 경기 16리바운드(공격 5, 수비 11)를 성공시켰다. 그간 경기에서 2개 안팎으로 시도하던 3점 슛 시도도 오늘은 없었다. 무리한 시도를 줄이니 공격 효율 자체는 훨씬 더 올라갔다. 필드골 시도 9개 중 6개를 성공시키며 13득점을 추가했다. 평소보다 더 좋은 활약을 보인 엘마르코 잭슨은 파울 관리에 다소 실패하며 4파울을 범했지만 이미 경기의 스코어는 많이 벌어진 상태였다.
 
최종 스코어 73-64. 중요한 경기에서 또 한 번의 승리를 거두게 된 순간이었다. 이로써 캔자스는 시즌 9승 1패로 순항을 이어나갔다.

ESPN

 

[코트 밖]

https://www.ksn.com/news/kansas/border-war-between-kansas-missouri-isnt-quite-over-yet/

 
캔자스와 미주리
 
양교의 라이벌리에 대해 설명하기 이전에 지역적 배경을 먼저 살펴봐야 한다. 캔자스주와 미주리주의 라이벌은 말 그대로 과거의 '전쟁'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서로 지역을 맞대고 있는 두 주 갈등은, 노예제 찬반을 두고 1854년부터 1861년까지 벌어진 'Bleeding Kansas'(혹은 'Border War')으로부터 시작된다. 160여 년 전의 역사적 사건을 두고 캔자스(자유주)와 미주리(노예주)가 접경지역에서 벌인 전쟁이다. 캔자스시티라는 도시가 온전히 한 주의 도시의 이름이 아니라, 미주리강을 두고 양쪽 주가 똑같은 이름을 쓰게된 배경도 이러하다. 이후 차츰 스포츠 매치에서도 상당한 라이벌리가 형성되었다. 오늘의 매치업의 시초는 1907년 농구 경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기에 단순히 강팀 둘의 경기, 정도가 아니라 100년 이상이 된 대립의 역사가 녹아있는 맞수였다. 
 
이곳에 생활하기 전까지 MLB 팀 캔자스시티 로얄스나 NFL 팀 캔자스시티 치프스라는 이름을 익히 들어왔다. 그럴 때마다 당연히 "캔자스주의 대표 도시는 캔자스시티인가보다"라고만 생각했지, 이 도시가 양쪽 주를 다 끼고 있을 줄은 몰랐다. 심지어 미주리 주의 캔자스시티가 캔자스 주의 캔자스시티보다 면적은 2배 이상 더 크고 더 발달 되어, 로얄스와 치프스 경기장 모두 미주리 지역에 있다는 사실은 더더욱 몰랐다. 캔자스의 몇 없는 자랑거리일줄 알았던 MLB팀과 NFL팀이 온전히 우리 것만은 아니었다는 것을, 엄밀히 따지면 다른 주에 속해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의 충격은 만만치 않았다.
 
이 곳과의 인연은 고작 4개월밖에 안된 나의 자존심조차 조금은 스크래치가 날 정도인데 이 지역 주민들은 그 감정은 쉽게 설명되기 어려울 테다. 역대 전적 대부분이 그랬듯이 오늘도 승리를 거둘 수 있어 즐거웠다.

욕한거 아닙니다..

 

 
[미디어 갈무리]
https://www.espn.com/mens-college-basketball/recap/_/gameId/401575456

Kansas 73-64 Missouri (Dec 9, 2023) Game Recap - ESPN

Expert recap and game analysis of the Kansas Jayhawks vs. Missouri Tigers NCAAM game from December 9, 2023 on ESPN.

www.espn.com

The Jayhawks closed out the first half on a 14-0 run started by a Elmarko Jackson's 3-pointer to turn a 2-point deficit into a 41-29 halftime lead.

“The food tastes better and the drinks are colder the night that we beat Missouri," Self said. "I’m leaving out of here really happy that we won, but also that we have got to play better.”
 
https://en.wikipedia.org/wiki/Kansas_and_Missouri

Kansas and Missouri - Wikipedia

From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History of rivalry between two states Map of Kansas and Missouri with Kansas City metro counties Kansas and Missouri are two bordering U.S. states with a long and tumultuous history. The relationship between these two

en.wikipedia.org

https://en.wikipedia.org/wiki/Bleeding_Kansas

Bleeding Kansas - Wikipedia

From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Violent slavery-related confrontations in Kansas territory in latter half of 1850s Bleeding Kansas, Bloody Kansas, or the Border War was a series of violent civil confrontations in Kansas Territory, and to a lesser ext

en.wikipedia.org

(사실 링크를 걸어두긴하지만 관련 역사/배경을 절반도 채 이해하지 못했다.)
 
[이전 에피소드]
2023.11.29 - [스포츠/NCAA] - [현장 일기] Ep.4 KU Men's Basketball 경기 후기 (vs. Eastern Illinois)
2023.12.02 - [스포츠/NCAA] - [현장 일기] Ep.5 KU Men's Basketball 경기 후기 (vs. U Conn)
2023.12.06 - [스포츠/NCAA] - [현장 일기] Ep.6 KU Men's Basketball 경기 후기 (vs. UMK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