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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NCAA

[NCAA] 2023-24 '3월의 광란' 조금만 더 알고 즐기기 - 상

by 한찬우 2024. 3. 11.

https://www.si.com/college/gonzaga/basketball/with-drew-timme-gone-here-are-5-key-storylines-for-2023-24-gonzaga-mens-basketball

 

NBA, NFL, MLB, NHL ⋯⋯.
미국에는 다양한 프로 스포츠가 존재한다. 그럼에도 3월만 되면 사람들은 대학 농구 토너먼트에 온갖 이목이 집중된다. 바로 '3월의 광란(March Madness)'으로 불리는 NCAA 남자농구 토너먼트가 그것이다. 68개 팀이 출전하는 이 대회에는, 선수에겐 많은 이들의 눈도장을 찍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해당 대학/지역 출신의 팬들에게는 충성심을 보일 수 있는 연중행사다 보니 미국 전역에 뻗어 있는 팬들은 이 대회 동안 말 그대로 '미쳐'버린다. NCAA에 따르면 2022 시즌 캔자스와 노스캐롤라이나의 대회 결승전은 1,700만 명이 시청했고, 그해 대회 전체 수익은 약 ‘10억 달러’(한화 1조 3천억 원)에 달했다고 한다.


대회에 출전하는 68개 팀이 정해지는 '셀렉션 선데이'로 불리는 3월 17일 일요일(미국 시각)에 열렸다.  마침 여준석이 선수로 뛰고 있는 곤자가 대학도 대회 진출을 확정 짓는 데 성공했다. 2년 전 대회에서 이현중이 데이비슨 대학 소속으로 대회에서 활약했듯이, 이번 시즌은 여준석을 통해 한국 농구팬들에게도 미국 대학 농구에 입문하는 좋은 타이밍이 되리라 예상된다.

https://www.ncaa.com/news/basketball-men/mml-official-bracket/2024-03-19/2024-ncaa-printable-bracket-schedule-march-madness

'3월의 광란'의 첫 라운드는 3월 21일 목요일(미국 시각)에 열린다. 선수들, 팬들, 미디어는 늘 이 대회를 '춤을 추러 가는 축제'에 비유하곤 한다. 지난가을부터 쌓아온 한 시즌의 결실을 보여줌을 넘어 감동과 이변으로 4월 초까지 대회는 진행된다. 아직 대회 시작을 조금 앞둔 이 시점, '3월의 광란'에 대해 간단히 알고 즐기는 건 어떨까. 처음 대회가 치러진 시즌부터 바로 작년 대회의 결과까지 그 흐름을 알아보자. '춤을 제대로 추는 데 성공한' 팀과 선수에 대해 알아보자.

그럼, Let's Dance!



*이 글 내에 대회 이름표기 방식은 '3월의 광란'으로 통일한다.
 
이번 시리즈는 상중하 총 3편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상 편에서는 대회에 대한 간단한 이해와 설명을,
중 편에서는 역사에 이름을 남긴 팀과 선수에 대한 설명을
하 편에서는 2023-24 이번 시즌 토너먼트 브라켓을 바탕으로 주요 팀과 선수들 분석하는 글이 이어질 예정이다.
 

https://6abc.com/march-madness-ncaa-basketball-tournament-2024-bracket/14539134/

1. '3월의 광란'?

 

- 대회 이름

'3월의 광란(March Madness)'은 NCAA(전미 대학 체육 협회)가 주최하는 남자농구 챔피언십을 일컫는 공식적인 별명이다. 협회 내 디비전은 총 3개로 나뉘는 데 그중 디비전 1(D-1)에 소속된 대학들로 구성되어 단판 토너먼트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대회의 시작은 무려 193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8개 팀으로 처음 시작된 이 대회는 오레곤 대학의 초대 우승으로 마무리되었다. 이후 대회는 참가 팀 수를 늘리고 대회 규모를 확장함에 따라, 미국 내 연중 가장 큰 스포츠 대회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2011년을 기점으로 참가 팀 수가 65개 팀에서 68개 팀으로 3개 팀이 늘어난 형태로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다.

그렇다면 참가 팀의 수가 왜 68개일까. 월드컵이나 다른 토너먼트를 떠올리면 4강, 16강, 64강이라는 숫자에 익숙한 게 정상이다. '3월의 광란'은 시대를 거듭함에 따라 조금씩 확장되어 왔는데 2011년에는 기존 65개 팀에서 68개 팀으로 확장이 되었다.

- 대회 출전

'3월의 광란'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68개 팀안에 뽑히기 위해 팀들은 지난가을부터 진행된 정규시즌 좋은 모습을 보이고자 노력한다. D-1에 해당하는 학교가 350여 개가 있으니 그중 육십여 등 안에 드는 건 쉽지 않은 싸움이다. 팀 입장에서 대회에 공식적으로 초대받기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 루트가 있다. 

첫째 방법은 'Automatic Bid'라고 불리는 자동 진출권을 얻는 방식이다. 350여 개가 넘는 D-1 학교들은 총 32개로 이루어진  컨퍼런스로 분류되어 시즌을 치른다. 그리고 시즌 말미에 각 컨퍼런스 토너먼트에서 우승한다면 컨퍼런스의 대표 자격으로 대회 진출권을 획득하는 것이다. 우승과 자동 진출권을 얻는 터라 'Automatic Bid'이다. 말 그대로 전교에서 1등을 하면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것이다. 그런데, 각 컨퍼런스마다 격차는 존재한다. 전통 강호와 신흥 강호가 즐비한 컨퍼런스가 있는 반면, 상대적으로 약한 컨퍼런스 덕분에 몇 시즌 연속으로 토너먼트 우승을 통해 자동 진출하는 팀도 있다. 

이러한 컨퍼런스 격차를 고려하여 시행되는 것이 바로 두 번째 방법 'At-large Bid'이다. 이는 NCAA 선정위원회가 전체 컨퍼런스 팀을 모두 두고 종합적인 검토를 통해 대회 진출 팀을 결정짓는 것이다. 68개 중 32개의 자동 진출 팀을 제외한 36개 팀이 이러한 자체 심의를 통해 결정된다. 소위 말해, 아직 뽑히지 않은 팀들 중 '전국에서 가장 강한 36개 팀'이 뽑히는 방식이다. 이 선정 결과 발표가 바로 지난 3월 17일 일요일(셀렉션 선데이)에 공개되었다. 선정위원회가 비공개적인 과정을 통해 진출 팀을 정하는 탓에 팀들 사이에서 유불리한 상황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컨퍼런스의 격차를 염두에 두다 보니 일정 팀을 과소/과대 평가하거나 역차별 논란이 나오기도 한다. 

https://www.cnn.com/2023/03/13/sport/march-madness-perfect-bracket-odds-spt-intl/index.html

- 대회 구성

일요일 저녁 이후부터, 이러한 잡음이 나오기 시작하지만 여전히 대회는 아직 할 일이 남았다. 바로 첫 라운드가 치러지기 전에 ‘퍼스트 포’라는 기간이 있다. 이 경기들은 NBA의 플레이-인 토너먼트와 비슷한 구조다. 64강 첫 라운드를 진행하기 위해 4팀을 추가 탈락하기 위한 과정이다. 보통 'Automatic Bid'로 선정된 하위 4팀이 대결을 펼쳐 2팀이 탈락하고, 'At-large Bid' 팀 중에서도 같은 과정을 거쳐 2팀이 탈락하고 나면 비로소 첫 라운드가 시작되는 구조다. 64개 팀 중 랭킹에 따라 1번 시드부터 16번 시드까지 부여받고 4개 지부로 나뉘게 된다.*1 이후 4개 지부 내 상위 시드 팀이 하위 시드 팀을 만나는 구조로 대회가 치러진다. 그럼에도 단판 경기 특성상 이변이 잦게 일어나고 하위 팀이 상위 팀을 잡는 '업셋‘에 대한 기대가 대회를 더욱 재밌게 만드는 요소다.*2
매 라운드를 거치며 절반의 팀들이 진출하게 된다. 16강은 '스위트 식스틴' , 8강은 '엘리트 에이트', 4강은 '파이널 포'라는 고유한 별칭으로 대회가 치뤄지며 라운드가 올라갈수록 더욱 뜨거운 전국적인 관심을 받게 된다.

*1- 서부, 동부, 남부, 중서부로 구성된다.
*2- 2018년에는 '3월의 광란' 최초로 16번 시드 팀인 UMBC(메릴랜드 대학교, 볼티모어 캠퍼스)가 1번 시드 버지니아를 74-54로 꺽는 파란을 일으켰다.

 

2. '3월의 광란'을 열광하는 이유

 

- 시기적인 이유

미국은 프로 스포츠가 맞물려 시즌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연중 계속해서 스포츠 행사를 즐길 수 있다. 그럼에도 비교적 느슨한 시즌이 있다면 바로 3월이다. NFL은 2월 슈퍼볼 결승 무대를 끝으로 한 시즌이 끝나고,  NBA는 4월이 되어야 본격적인 플레이오프가 시작된다. MLB는 3월 말이 되어서야 본격적으로 기나긴 시즌 시작을 준비한다. 이처럼 3월이 프로 스포츠가 시즌 초반 혹은 말미인 덕분에 '3월의 광란'은 더욱 흥행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3월의 광란'이 전국적인 팬들에게 관심을 받고 각종 스포츠 미디어의 홈페이지가 대회 뉴스로 도배되는 이유에는 시기적인 이유만 존재하지는 않는다. 대회 자체가 재미와 감동으로 팬들을 끌어들이는 요소도 상당하다.

 

- 스타 선수들의 첫 큰 무대

현재 NBA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은 전 세계에서 모이는 추세다. 유럽 프로리그 출신, NBA G리그 출신 등 다양한 경로가 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선수 수급에 비중을 많이 차지하는 것은 '미국 대학' 출신이다. NBA의 역사를 써 내려간 스타 대부분은 대학에서도 이름을 날리고, 팀을 빛낸 선수들이 많았다. 

이처럼 대학 무대는 예비 NBA 선수들의 쇼케이스 현장이 되고, '3월의 광란'은 그중 가장 큰 무대가 되는 것이다. 더 자세한 선수 리스트와 팀 리스트는 본 시리즈 중 편에서 더욱 다룰 예정이지만, 주요 선수를 미리 알아보고자 한다.

https://chicago.suntimes.com/bulls/2020/4/6/21210132/michael-jordan-fascination-never-ends-even-during-tough-times-chicago-bulls-lebron-james

농구 'GOAT'로 평가받는 마이클 조던이 전국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한 것은, 대학 1학년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의 소속 대학인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은 '3월의 광란' 결승 무대에 진출했고 조지타운과의 결승을 치른다. 그리고 마이클 조던은 그 경기에서 게임 위닝샷을 던졌고 그 영상이 전국에 송출된다. 마이클 조던의 이야기는 그 샷에서부터 시작되었고, 대학 커리어까지 완벽에 가까운 점을 보면 그가 괜히 'GOAT' 평가를 받는 것이 아님을 이해하게 된다.

카멜로 앤서니는 뉴욕에 위치한 시라큐스 대학에 진학해 1학년 소속으로 팀을 우승에 이끄는 전설에 가까운 활약을 펼친다. 20득점 10 리바운드 이상을 대회에서 기록하며 압도적인 실력을 보이며 1학년으로 대회 최우수 선수까지 수상한 그는, 곧바로 NBA 진출에 선언한다.

https://www.ncaa.com/news/basketball-men/article/2022-03-07/carmelo-anthony-college-basketball-stats-best-moments-quotes

그 밖에도 대학 3년 내내 '3월의 광란' 우승을 차지함과 동시에 2번의 대회 최우수 선수에 꼽힌 카림 압둘자바(개명 전 '루 앨신더' 시절)도 있었다. 래리 버드와 매직 존슨의 라이벌리는 NBA에서 급조된 것이 아니라, 1979년 '3월의 광란' 결승전 전국 방송부터 시작된 것임을 이해하면 더욱 이 대회에서 '예비 스타'들이 만들 스토리가 무엇이 있을지 궁금하게 만든다. 

 

- 응원 문화

'3월의 광란'을 비롯한 대학 스포츠의 응원 문화는 프로 스포츠에 뒤처지지 않을 정도로 자부심을 자랑한다. 해당 연고지와 역사와 전통, 문화를 함께 공유하는 '로컬 문화'가 특히 발달한 미국에서는 이 대회 동안 대학 재학생은 물론이고 졸업생, 지역 주민 등 모두가 하나가 되어 대학팀을 응원한다. 야구, 농구, 미식축구 등 프로팀이 30여 개밖에 없는 프로 리그와 달리, 대학은 지역마다 자리 잡고 있으니 소외되는 팬 없이 모두가 응원할 수 있는 법이다.

https://www.theatlantic.com/business/archive/2015/03/one-workers-fantasy-a-march-madness-national-holiday/388327/

노스 캐롤라이나 주에 위치한 듀크 대학과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농구팀 인기가 상당하다 보니 해당 주 NBA 프로팀 샬롯 호네츠는 팬 유입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다른 지역들 역시, "대학 팀이 있어 프로 스포츠 팀이 못 들어온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대학 스포츠에 진심이다. 그 열기가 극에 달하는 기간도 역시 3월이다.

NCAA에서 가장 열기 있는 응원으로 여러 대학 경기장을 선정한 바 있다. 그 순위에서 1등을 차지한 것이 캔자스 대학의 홈구장 '앨런 필드하우스'다. 이곳은 2017년 '세상에서 가장 시끄러운 실내경기장'으로 기네스북에 오르며 대학 경기장을 넘어 최고의 경기장 중 하나임을 입증했다. 대학생들의 혈기 왕성한 데시벨은 3월이 되면 그 정점을 찍는다. 전국 방송을 통해 중계되는 경기들을 보기 위해 각종 바와 술집은 자리를 가득 메우며 직접 경기가 열리는 현장을 찾아 테일게이팅 파티*를 벌이고 목청껏 응원전을 펼친다.

https://www.ncaa.com/news/basketball-men/article/2022-03-15/top-10-fan-bases-2022-mens-ncaa-tournament-ranked

*테일게이팅 파티: 경기 전 주차장 구역에서 바비큐 등을 해 먹으며 즐기는 문화

 

- 최근 흐름 변화 (NIL, 코로나)

'3월의 광란'은 선수 구성에서 최근 변화의 흐름이 불고 있다. 

2012년 대회 우승팀 켄터키 대학의 선수단 평균 연령은 19.7세였다. 앤서니 데이비스를 포함해 1학년 3명이 주축이었을 정도로 젊은 팀이었다. 하지만 NCAA 농구판에서 점점 '원앤던'(대학 1학년만 마치고 곧바로 NBA 드래프트에 신청하는 전략) 사례가 줄고 대학에서 성장하는 선수들이 많아지고 있다. 2015년 우승팀 듀크는 20.1세였으며 2022년 우승팀 캔자스는 22세가 넘는 선수단으로 운영됐다. 이처럼 경험 많은 선수들이 늘어나는 경향이 나타난 데엔 크게 두 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는 코로나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2020-21 시즌 대회가 전면 취소됨에 따라, 선수들에게 대학 선수로서 1년을 추가 활동할 기회가 주어졌다. 선수가 원한다면 최소 5년 활동이 가능해진 것이다. 

https://fanarch.com/blogs/fan-arch/is-there-a-dollar-limit-on-nil

게다가 2021년 이후, 대학 선수들의 NIL(이름, 이미지, 초상권)을 통한 수익 창출이 가능해짐에 따라 대학 선수들도 적지 않은 보상을 받기 시작했다. NIL 랭킹 1위인 브로니 제임스는 이미 대학 1학년부터 4.9백만 달러(한화 65여억 원)라는 수입이 추정될 정도로 많은 돈을 벌고 있다. 이런 추세가 강화되다 보니 대학 선수로서 활동을 더욱 연장하며 가능한 한 NIL 수입을 벌어들이고자 하는 '고학년 선수'들이 많아지고 있다. 

코로나로 추가된 1년과, NIL을 통한 수익 창출은 선수로 하여금 더욱 대학에 남게 만들고 있고, 이는 경험 많은 베테랑 선수들이 전국 각지 대학에 남아 있으며 대학 농구 '춘추 전국시대'가 된 것이다. 이 요인 역시 이번 대회를 더욱 박진감 넘치는 토너먼트로 만들 것으로 기대한다.

 

 

 
참고 기사 링크
https://www.espn.com/espn/feature/story/_/page/bracketology/ncaa-bracketology-2024-march-madness-men-field-predictions
https://www.lawyersmutualnc.com/blog/20-fun-facts-about-march-madness
https://www.usnews.com/news/slideshows/7-mad-facts-about-march-madness?slide=8
https://www.bleachernation.com/march-madness-fun-facts/
https://www.ncaa.com/news/basketball-men/mml-official-bracket/2024-01-10/2024-ncaa-printable-bracket-schedule-march-madness
 
 

이 글은 대한민국 농구전문지 '점프볼'에 기고된 기사 입니다.

https://jumpball.co.kr/news/newsview.php?ncode=1065580504354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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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찬우 (현재 캔자스 대학 교환학생 생활 중)
티스토리: https://sociologist.tistory.com/
인스타그램: @hnchn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