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부 여행기>
워싱턴 3일 차 / 캔자스 로렌스 1일 차
감정의 기복이 있던 하루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힘들 때 농구도 있다… 가족과 친구와 좋은 사람들은 더 당연하고!
매번 감정이 고조된 상태고 말랑말랑할 수는 없다.
고작 하루라는 사이클 안에서도 여러 번 바뀌고 오르락내리락하는 게 사람 감정.
아무리 좋은 사람과 있더라도 … 그러니 그걸 잘 조절하고 다음 하이 포인트까지 잘 제어하는 것이 관건인가 보다.
하이일 때는 누구나 관리하기 쉽고, 신나니까 좋다…
오히려 로우일 때 한번 쉬어가고 한숨 돌리는 사람이 자기 컨트롤의 베테랑인 것 같다. 그 매커니즘을 안다면 나도 충분히 할 수 있겠다.
미국인들이 광적으로 집착하는 미식축구의 결승전 '슈퍼볼'이 열리는 날이다.
이 일요일에 운 좋게도 내 응원팀 캔자스시티 치프스도 이 무대에 초대받았다.
마침 오늘이 우리 여행 일정으로는 워싱턴에서 캔자스 주의 도시 로렌스로 이동하는 날이다.
그러다 보니 워싱턴 및 동부 사람들의 반응부터 캔자스 현지 팬들의 반응까지 모두 살펴볼 수 있었다.
그런데, 오히려 내 기대보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슈퍼볼 경기에 진심이지 않았다.
절반은 슈퍼볼을 아예 보지 않고 있었고, 보는 사람들의 절반 이상은 그냥 가끔씩 점수를 체크하거나 티비가 틀어져 있으니 보는, 예능 정도의 오락거리로 보였다.
그게 슈퍼볼과 미식축구, 더 나아가 스포츠를 바라보는 미국 사람들의 대체적인 시각인 것 같다. (물론 광적인 팬들도 무수히 많다. 정말로 많다.)
사실, 점수는 어떻게 보면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 그냥 보는 거다.
친구들이 보고, 가족들이 보고, 사람들과 함께 볼 수 있으니까, 재밌게 보고 또 다음날까지 이야기하면 더 재밌으니까.
난 그런 문화를 다루는 기자, 관찰자, 전달자가 되고 싶다.
결국, 치프스는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지난 시즌에 이어 2연패의 대업을 달성한 순간이었다.
p.s. 엄마가 있으니 우리 집의 안락함을 전 세계 어디에서든 느낄 수 있고, 온 세상이 비로소 우리 집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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