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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미국

미국 동부 여행기 [12] - 캔자스 2일차

by 한찬우 2024. 4. 19.

<미국 동부 여행기>

캔자스 로렌스 2일 차




캔자스에 오고 나서

이상하게 마음이 더 편치 않고 몸은 더욱 피곤하고 그렇다.

여정의 후반부에 치닫다 보니 여독이 쌓인 탓인지, 여행을 하며 돈을 많이 썼다는 걱정 때문인지 몰라도...

미국 내에서는 내 안식처라고 부를 수 있는 이곳에 돌아왔는데도 아직 에너지가 회복되지 않는다. 이상하다.

 

혹은, 이제 여행이 끝나고 나면 곧 엄마와 떨어질 것을 직감하여 그런 건가.

또 혹은, 왜 우리가 한국이 아니고 머나먼 이국에서 있는 건지 부조화 때문일 수도 있겠다.

지난번에 제성이랑 2주간의 동행을 마치고도 그랬다. 작별 인사를 하고 내 갈 길을 향해 첫걸음을 디디자마자 순간 허한 감정이 날 사로잡았다. 이번에도 그런 큰 파도가 한번 찾아올 수도 있겠다. 

끝이 있다는 것을 아는 만남은 어렵다. 그 아쉬움은 붙어있을 때부터 조금씩 밀려온다. 난 아직 그걸 주체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엄마와 함께 캔자스 주의 로렌스, 그러니까 내가 다니는 학교가 있고 내가 지난 7개월간 생활해 온 터전을 직접 보여드릴 수 있다는 건 참 기쁘다.

인구 10만가량이 사는 '캠퍼스 타운' 로렌스에 대해 엄마는 그간 여행지중 가장 정겹게 느껴진다고 한다. 크나큰 캠퍼스의 일부를 같이 거닐고, 한두 번 가본 성당을 같이 가보고, 전공수업이 열리는 건물도 같이 들락날락해본다. 

 

엄마는 문득, 내게 이 낯선 환경에서 어떻게 적응해서 지내온 거냐고 물으신다. 타지 생활은 마냥 쉬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나도 이젠 느낀다.

그럼에도, 다시 돌아갈 품이 있고 날 반겨줄 사람들에 대한 기억으로 버티는 것. 내가 이곳 생활의 원동력 중 가장 큰 것은 결국 이거다. 그게 가장 크다고 생각했다. 아직 난 돌아갈 곳이 있고 돌아가야 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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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자스 2일차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