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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NCAA

[현장 일기] Ep.11 KU Men's Basketball 경기 후기 (vs. Texas)

by 한찬우 2024. 2. 29.

Ep.11: University of Texas, Longhorns

일시: 02/24/2024. 오후 5시 00분
홈: 캔자스 제이호크스
어웨이: 텍사스 롱혼스
경기장: 앨런 필드 하우스
스코어: 86 - 67 캔자스 승 (전반: 45-25 / 후반: 41-42)

홈 팀*
스타팅: Dajuan Harris Jr.(G), Johnny Furphy(G), Nicolas Timberlake(G), KJ Adams Jr.(F), Hunter Dickinson(C)
주요 벤치: Elmarko Jackson(G), Parker Braun(F), Jamari McDowell(G), 
*한글명: 다완 해리스 주니어(G), 조니 퍼피(F), 니콜라스 팀버레이크(G),  KJ 아담스 주니어(F), 헌터 디킨슨(C) / 엘마르코 잭슨(G), 파커 브라운(F), 자마리 맥도웰(G)
 
어웨이 팀
스타팅: D. Mitchell(F), D. Disu(F), C. Weaver(G), T. Hunter(G), M. Abmas(G)
벤치:  Z. Onyema(F), K. Shedrick(F), B. Cunningham(F), I. Horton(G)  



텍사스와의 경기가 있는 날이다. 텍사스 롱혼스는 크고 넓은 주 텍사스를 대표하는 대학이다. 알래스카를 제외하면 미국에서 가장 큰 주다! 이처럼 규모도 크고 팬층이나 역사도 두텁다 보니, 팬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롱혼스 특유의 주황빛 뿔만 봐도 설레는 감정이 든다. 게다가 작년 9월에 있었던 대학 풋볼 캔자스 vs 텍사스 경기를 아예 놓쳤어서 텍사스 대학을 목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마침 점심엔 친구 루크와의 약속이 있었다. 이번 학기 한 번도 얼굴을 못 봐서 ‘catch up’ 하기 위해 따로 주말 약속을 잡아놨었다. 경기 전에 든든히 배를 채우고자, 바비 큐 식당 “Bigg’s BBQ”를 찾았다. 공교롭게도, “텍사스 로드하우스” 스테이크 집 건너편에 있었다. 넉넉히 나온 바비큐를 먹으며 도란도란 이야길 나눴다. 겨울에 기차로 서부 여행을 다녀왔고 2월엔 동부여행을 갔다 왔다고 전했다. 루크도 1월에 뉴욕을 다녀왔다고 한다. 내가 미국 생활을 충분히 즐기고 있는 것 같아 루크는 기쁘다고 했다. 또, 자기도 못 해본 경험을 내가 먼저, 용감히 해내는 모습이 대단하다고 했다.
밥을 먹고 기숙사로 돌아와 좀 쉬었다. 이후 룸메이트 티쉬와 함께 경기장으로 향했다. 티쉬는 이미 3학년인데, 그동안 KU 농구 경기를 보러 간 적이 없었다고 한다. 고작 한 학기 생활한 내가 경기 티켓 구매부터 경기장에 이르기까지 초대하고 인도하는 꼴이 됐으니 꽤 신기했다.
루크와 티쉬는 아마 인생의 대부분을 미국에서 살아왔을 거다. 하지만 가끔은 내가 먼저 경험한 것들, 내가 더 잘 이해하고 있는 것들도 꽤 보이고 있다. 극히 일부겠지만 말이다. 새로운 경험에는 꼭 순서가 없는 법 같다.

관전 포인트
1)캔자스의 주장 케빈 맥컬러 주니어는 오늘 경기도 명단에서 제외됐다. 아무래도 ‘3월의 광란’과 이후 NBA 드래프트까지 염두에 두어 크게 무리하지 않는 듯싶다. 
2) 빅-12 컨퍼런스 내 리바운드 1,2위를 다투는 헌터 디킨슨(10.9개)과 딜런 미첼(8.4)
3) 이제는 굳건한 선발이 된 조니 퍼피: 첫 14경기 5.6 득점 2.6 리바운드 3점 36% / 최근 10경기 13.7 득점 7.0 리바운드 3점 43%
4) 캔자스를 찾아온 텍사스의 긴 뿔… 업? 다운?
 

[코트 안]

전반 45-25

케빈 맥컬러 주니어를 대신해서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경기 선발로 나섰다. 그는 레이업으로 팀 내 첫 득점을 올리며 좋은 출발을 알렸다. 전반 10분, 최근 팀 공격에서 주 득점원 역할을 하는 조니 퍼피도 덩크를 성공시키며 오늘 경기도 가벼운 몸놀림을 보였다. 16-15 스코어로 근소한 캔자스의 리드가 이어졌다.
23-15. 다완 해리스가 텍사스의 공을 스틸했고 이후 앨리웁 패스를 팀버레이크가 호쾌한 덩크로 마무리 지었다. 그는 이전 공격 3점 성공에 이어서 또 한 번의 마무리를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완전히 홈팀이 가져오는 데 성공한다.
42-24. 전반 18분, 엘마르코 잭슨은 상대 수비를 농락시키는 정교한 ‘비하인드 백 패스’를 헌터 디킨슨에게 뿌렸고 그는 손쉽게 마무리했다. (당시 현지 코멘트 “I’m not sure that’s gutsy or reckless. but it got through. When it works, it’s gutsy” 대담한 건지 무모한 건지 모르겠는데 이게 먹혔어요.  그럼 대담한 거죠!)
점수 차를 20점으로 벌리며, 기대보다 더욱 큰 차이로 전반을 마무리한다.


41-42 (최종 86-67, 캔자스 승리)

텍사스의 전반은 공수 양면에서 아쉬웠다. 특히, ‘빅-12 리바운드 리더’ 헌터 디킨슨을 제어하는 데 실패하며 큰 리드를 허용했었다.
후반 들어, 그의 마크맨이자 ’빅-12 리바운드 2위‘ 딜런 미첼도 덩크를 성공시키며 공격에서 깨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연달아 포워드 셰드릭도 덩크에 성공하며 47-31로 스코어를 조금 좁힌다. 하지만, 텍사스 빅맨들의 저지에도 불구하고 헌터 디킨슨은 후반에도 꾸준히 좋은 활약을 보였다.
또 다른 빅맨 KJ 아담스도 다완 해리스의 앨리웁 패스를 덩크로 작렬했고 분위기를 텍사스에 뺏기지 않는 데 성공한다. 후반 9분 타임아웃이 불렸고, 경기는 62-40으로 꽤나 벌어진 상태였다. 디킨슨, KJ아담스, 다완 해리스 등 베테랑들의 활약에 텍사스는 힘을 쓰지 못했고, 팀 내 주 득점원 맥스 압마스 역시 5점(야투 2/8)에 그치며 체면을 구겼다.
경기 종료 직전, 팬들은 손가락을 아래로 향하는 ‘horns down’ 제스처를 취하며 87-66 완승을 자축했다.

캔자스 - ESPN 스탯차트
텍사스 - ESPN 스탯차트

 

[코트 밖]

텍사스의 컨퍼런스 이동 (BIG-12 -> SEC)
텍사스와 오클라호마는 대학 스포츠의 역사와 전통을 지닌 팀들이다. 각 주를 대표하는 이 두 학교는 풋볼과 농구 모두 경쟁력이 있고 그에 따른 수익과 TV 중계권료도 막대한 학교다. 이처럼 빅-12 중에서도 상당한 규모의 학교인 이 두 팀 간의 매치를 팬들은 내년에도 계속 볼 수 있다. 다만, 빅-12가 아닌 SEC로 컨퍼런스를 옮겨 진행된다. 아마, 더 스케일이 크고 더욱 짭짤해질 수도 있겠다. 
이 두 팀이 왜 컨퍼런스를 바꾸는 결정을 했는지, 그에 따라 주요 팀/컨퍼런스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자.
예정대로라면 텍사스와 오클라호마는 2025년 7월 1일부로(2025-26시즌) 컨퍼런스를 옮기기로 했다. 그때까지 빅-12와의  합의된 권리를 이행하고 SEC로 옮길 줄 알았으나, 1억 달러가 넘는 'Early Exit Fee'를 지불하고 이 두 팀은 한 시즌 더 일찍 이동을 결정한다. 그들은 왜 막대한 비용은 감행했을까. 
이러한 복잡한 관계에도, 금전적으로 패자가 되는 팀은 없다. 텍사스와 오클라호마는 1년 일찍 SEC에 합류하여 TV 방송사 중계권료(ESPN)를 챙기는 것이 'Early Exit Fee'를 상회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당연히 SEC 컨퍼런스의 측면에서도 강팀이 오는 것을 말릴 이유가 없다. 흥미, 실력, 돈 모두 가져다줌과 동시에 갈라져 있던 라이벌리(텍사스 vs 텍사스 A&M), 오클라호마 vs 미주리)까지 챙길 수 있다. 그렇다고 빅-12 컨퍼런스가 손해인 것 역시 아니다. 두 팀에게서 나온 그 1억 달러는 기존에 잔류하고 있던 빅-12 컨퍼런스 팀(총 8팀)들에게 돌아가는 구조다. 빅-12 컨퍼런스와 산하 팀들 역시 재정 측면에서는 이득을 보게 된다. 
물론, 장기적인 수익과 미래 측면에서 두 팀이 컨퍼런스를 옮겼다는 사실에 빅-12 팀들은 자존심이 상할 수는 있겠다. 이처럼 계산기만 굴렸을 땐 손해가 아니지만 컨퍼런스를 떠난다는 것 자체가 괘씸한 기존 빅-12팀 팬들은 이 두 팀에게 'SEC' 챈트를 외치며 소심한 복수를 하기도 한다.

텍사스와 오클라호마의 2024시즌 SEC 합류에 따라, SEC는 기존 14팀에서 16팀으로 확장되어 운영된다. 기존 팀의 이탈은 없었으며 앨러배마, 아칸소, 어번, 플로리다, 조지아, 켄터키, LSU, 미시시피 주립, 미주리, 미시시피, 사우스캐롤라이나, 테네시, 텍사스 A&M, 밴더빌트, 오클라호마, 텍사스로 구성되어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조지아, 앨러배마, 미주리, 미시시피 등 풋볼 전통 강호들이 포진되어 있었는데 두 팀의 추가 합류로 더욱 강력해진 풋볼 컨퍼런스의 위엄을 펼칠 예정이다. (AP 기준 25위 내 무려 8팀이 SEC다.) 
이 둘이 이탈한 빅-12의 다음 시즌 행보는 어떻게 될까. 이미 이번 시즌(2023-24)에도 BYU, 신시내티, 휴스턴, UCF 총 4팀을 추가하여 14팀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내년에 추가로 4팀이 더 합류할 예정이다. 그러니 총 16팀(두 팀 나가고 네 팀 들어온다)으로 운영될 것이며 추가되는 팀은 애리조나, 애리조나 주립, 콜로라도, 유타가 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농구강호 애리조나와 전국적 화제를 불러온 콜로라도의 경기도 빅-12에서 볼 수 있게 됐다.
지역과 문화의 연대로 묶인 컨퍼런스는 옛말이다. 이젠 팀들의 실력, 흥행 요소, 그에 따른 수익성이 컨퍼런스 재배치의 가장 중요한 고려 요소다. 오늘 캔자스와 텍사스 이들의 컨퍼런스 게임이 거의 끝나가는 시점, 팬들은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할까. 돈을 안겨줘서 고맙다고? 다음 시즌엔 전국 대회에서 만나자고? 컨퍼런스를 옮긴 게 너무하다고?
이런 감정을 모두 담아 그저 "S.E.C!"를 또 한 번 외칠 뿐이다.

Texas horns down!

[23년 10월, '컨퍼런스 재배치' 주요 기사를 스크랩해 놓은 글이 있다. 수많은 팀이 오가고 있는 컨퍼런스 재배치(conference realignment)와 관련한 역사를 간단히 알고 싶다면 하단 글을 참조하면 좋을 것이다.]
https://sociologist.tistory.com/5

[NCAA] Conference Realignment (컨퍼런스 재배치) 정리

이번 학기에 'Sports Media in 21c' 수업을 듣고 있다. NBA, NFL, NCAA 등 스포츠를 중계하고 다루는 미디어(방송사, 언론사, SNS)를 포괄적으로 다룬다. 막연하게 크다고만 생각했던 미국의 스포츠 시장이,

sociologist.tistory.com



 

[미디어 갈무리]
- 텍사스의 SEC컨퍼런스 행 기사
https://www.usatoday.com/story/sports/ncaaf/big12/2023/09/22/texas-oklahoma-big-12-sec-espn-role-realignment/70910157007/#:~:text=Texas%20and%20Oklahoma%20will%20begin,SEC's%20primary%20revenue%2Dsharing%20pool. 

Texas, Oklahoma were to pay a steep price for leaving Big 12 early. That's not how it turned out

The Big 12 reached an agreement with Texas and Oklahoma allowing the schools to leave for the SEC in 2024. The agreement has some unexpected twists.

www.usatoday.com

https://www.cbssports.com/college-football/news/texas-oklahoma-leaving-big-12-early-joining-sec-in-2024-season-after-reaching-exit-agreement/

Texas, Oklahoma leaving Big 12 early, joining SEC in 2024 season after reaching exit agreement

The Longhorns and Sooners will be in the SEC a full season earlier than originally planned

www.cbssports.com

- 경기 하이라이트
https://www.youtube.com/watch?v=q4ZUdSuO9Eo